2016년, 2022년 이후 3번째 시즌을 맞는 2024 연극 '햄릿'이 지난 2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첫 연습에 돌입했다.
연습 현장에는 무대에서 60년 이상 연기자로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부터 햄릿 역의 강필석, 이승주 그리고 연기 경력 13년 차 오필리어 역의 루나까지, 공연계 대표 배우 24명과 연출 손진책, 작가 배삼식,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안무 정영두 등 주요 스태프가 한자리에 모였다.
세 번의 시즌을 모두 연출한 손진책은 “햄릿이라는 작품은 사람을 굉장히 괴롭히는 작품이다. 연극과 그 안의 인물들은 보이지 않는 엄청난 것들을 속에 지니고 있다"며"연극 작업이라는 것은 결국은 그것들을 끝없이 파내고 파내는 작업이 아닌가 한다”고 연극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햄릿의 주된 이미지는 죽음일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상 죽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우리는 죽음이 영원히 남의 것인 양 살아간다. 그 죽음을 우리 옆에 끌고 오는 과정을 거쳐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앞으로의 과정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극본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간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서 해석하고 정의 내려서 안정적인 상태로 안착하고 싶어 하는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어떤 하나의 의미로 고정시킬 수 없는, 심연 속에서 진동하고 있는 대단히 모순적인 인간의 상태"라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知)의 상태에서 더 넓은 의미의 무지(無知)의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 이 프로덕션의 방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심도 있는 대화 후에 이어진 첫 리딩은 본 공연을 방불케했다.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각 분야 감독들이 모인 만큼 이번 '햄릿'은 관객들에게 관람을 넘어선 새로운 감동과 깊은 사유의 경험이 될 예정이다.
한편, 대극장 연극의 활성화와 순수예술 연극의 미래를 위해 연극계 전체가 뭉쳐 더 큰 의미를 지닌 2024 연극 <햄릿>은 오는 6월 9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에디터 김희선 yamstage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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