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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인터뷰

[인터뷰YAM #1]‘나쁜자석’ 강승호, 꽃비가 내리던 날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닌데, 자꾸만 친구 녀석이 꽃비 기계를 발로 찬다. 도대체 무슨 기계냐면서 비아냥거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발로 ‘쾅쾅’ 차고 이리저리 흔든다. 지금은 아닌데, 지금은 보여줄 수 없는데, 자꾸만 일이 꼬여간다.

 

 


결국 기계가 터졌다. 하늘 가득 꽃비가 흩날린다. 원하던 건 이게 아닌데, 그럼에도 아름다운 꽃비에 시선이 자꾸만 멈춘다.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본 적 없다는 듯.

연극 ‘나쁜자석’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작은 해안마을인 거반을 배경으로, 고든·프레이저·폴·앨런 네 친구의 9세·19세·29세의 시간을 보여주며 같은 극의 자석처럼 서로를 밀어낼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앨런 역을 맡은 배우 강승호와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포스터에 적혀 있는 문구처럼, 딱 ‘9살에 만나고, 19살에 사랑하고, 29살에 내 인생이 되었다’라는 작품인 것 같아요. 더 표현하자면 프레이저, 폴, 앨런이라는 세 친구가 고든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담고 있어요. 또래 배우들과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작품 출연 제의를 받았어요. 추민주 연출님과도 작업하고 싶었는데 저에게는 좋은 기회였죠. 고된 작업이었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로 연습했고, 공연하고 있어요.”

강승호에게 ‘나쁜자석’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왔을까. 그는 “한 작품에서 9세, 19세, 29세를 모두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 덕분에 내가 살아온 9세와 19세를 돌아보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29세를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게 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관객 역시 9세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궁금증을 드러내고, 실제로 무대에서 표현되는 9세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에요. 앨런 역으로 캐스팅됐을 때 많이 놀랐어요. 이 친구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죠. 이전에 맡았던 역할과도 달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동안은 역할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했다면, 앨런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친구들을 돋보이게 하는 인물이에요. 그러다 보니 욕심을 버리고, 친구들을 생각하는 앨런의 마음을 관객에게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과 행동을 하는 걸까.”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대본만으로 극 중 인물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왜 이런 말을 하지 싶어 답답했다”던 강승호는 앨런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봤고, 그곳에서 친구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앨런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대본에서 그려지는 앨런은 항상 웃고 있어요. 친구들에게 재미와 편안함을 안겨주는 것이 마치 인생의 목표 같아 보여요. 그런 친구예요. 저는 일상에서 낯도 가리고 성격도 그다지 활발하지 않아요. 물론 비슷한 점도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걸 즐긴다는 점이 그렇죠.”

표현방식의 차이. 친구를 위한 마음은 다르지 않았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에 따라 강승호와 앨런이 나뉜다. 강승호는 말했다. 앨런은 그렇기에 늘 친구들을 대신해 자신이 총대를 메고 모진 말을 해야 했다고. 친구들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을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고. 그렇기에 제일 상처를 많이 받은 인물도 앨런이라고.

 

 


“고든에게 앨런이 그런 말을 해요. ‘너는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거지’라고. 그것도 앨런이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에요. 프레이저와 폴이 낄낄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해주는 거죠. 이후에 나오는 대사들도 거의 다 그래요.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이 정말 큰데, 그게 곧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친구들을 대신해 전달자가 된 거예요.”

프레이저와 폴, 앨런이 공놀이하며 용바위에 오르고 그 뒤를 고든이 조용히 따른다. 물론 함께하려던 것은 아니었다.어쩌다 보니 같은 장소에 도착해버렸다. 그런 고든을 발견하고 앨런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타임캡슐에 소중한 것들, 절대 잊지 않을 것을 묻을 때도 “낄낄아, 너도 낄래?”라고 물으며 살뜰히 챙긴다.

 


“앨런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왔어요. 그렇기에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동경해요. 고든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어요. 그렇기에 앨런은 고든에게 관심을 보여요. 또 고든이 이 관계에 들어오면서 친구들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는데, 그전에도 친구들이 하는 말을 통해 그 말이 좋은말이든 나쁜말이든 그런 말들을 들으면서 앨런도 알았을 거예요. 자신과 많이 다른 친구라는 것을요. 그러면서 더 그가 궁금했을 것 같아요.”
 
고든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앨런은 심통이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툴툴 대면서도 프레이저가 관심을 보이니 하는 수 없이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한다. 대놓고 하품을 하지만 그 역시 고든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강승호는 “자신들이 읽는 동화를 또래의 아이가 썼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쓸 수 있다는 걸 고든이 알려준 거다. 낄낄이가 정말 커 보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 19세, 새들도 소세지를 좋아할까

19세가 된 친구들은 이제 록 음악에 심취해 록밴드를 결성한다. 고든이 쓴 곡을 연주하고 노래한다. 물론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에 자칫 잘못하면 금방이라도 어색해질 수 있는 상황. 지금은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 이들의 열정을, 흥을 표현해내는데 어색함이 없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었기에 강승호는 특히 이 장면을 연습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 장면을 제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연습기간 동안 기타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분에게도 많이 물어봤어요. 또 연출님이 그런 말을 해주셨는데, 없는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니 악기에 갇히지 말고 이 아이들의 흥에 더 초점을 맞추자고. 그 말을 듣고 나니 더 자유롭게 장면을 표현할 수 있겠더라고요. 지금은 ‘튤립’ 부르는 장면이 정말 재미있어요.”

 


흥겨운 연습이 무르익어갈 즈음, 프레이저가 마이크를 던지고 노래를 거부한다. 그러다 폴과 말다툼을 벌이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어색한 기운이 감돌고 불안해하는 고든과 어쩔 줄 몰라 하는 앨런만이 무대에 덩그러니 남겨진다. 얼마 안 돼 앨런도 낄낄이를 두고 떠난다.

“친구들은 떠났고 고든은 남겨졌어요. 자신이 고든을 챙겨야 하는지 아니면 친구들을 따라 나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거예요. 낄낄이를 챙기려는데 상태를 보고 결국 외면해 버려요. 늘 그런 식으로 외면해 왔던 거죠. 그것에 대한 후회도 많고, 그렇게 나가면서도 앨런은 후회해요.”

 

 


앨런에게 프레이저, 폴만큼 고든도 소중한 친구였다. 그런데도 그는 낄낄에게 ‘밴드에서 나가’ 달라는 말을 해버린다. 강승호는 그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는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고든 때문에 우리 관계가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거다. 그렇다면 자신이 총대를 메고 밴드에서 나가 달라는 말을 하면, 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임을, 그렇게 앨런은 또 한 번 총대를 메는 것으로 증명해 보였다.

잠시 밴드에서 나가 달라는 말을 건넨 뒤, 고든은 ‘나쁜자석’이 되기로 결심한다. 친구의 장례식을 위해 모인 앨런과 프레이저, 그리고 폴. 앨런은 절망에 빠진 프레이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새들도 소세지를 좋아할까.” 다소 엉뚱한 물음이지만 이 말을 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전혀 엉뚱하지 않다. 외려 더 슬퍼진다.

 


“그 장면에서 생략된 대사들이 정말 많아요. 앨런이 고든을 기리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새들도 소세지를 좋아할까.’ 이 대사만으로도 그러한 마음이 잘 표현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다음에 나오는 대사들은 앨런의 의도와 다른 말들뿐이에요. 프레이저를 위해, 분위기를 풀기 위해 하는 말이거든요. 그전에 한마디 정도는 앨런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대사를 했으면 했어요.”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졌던 9세와 달리, 19세는 온통 검은색으로 덧칠해졌다. 행복했던 추억은 어느새 잊고 싶은 기억이 돼 버렸다. 앨런에게 19세는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까. 강승호는 “분명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을 거다. 고든이 그렇게 되고 나서는 불행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프레이저가 나가면서 ‘나중에 보자’고 하는데 앨런은 ‘나중’이라는 말에서 사실 거의 ‘끝’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그만큼 그 시절은 앨런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라고 말했다.

 

 


# 29세, 꽃비가 다시 흩날린다

친구의 죽음 이후, 앨런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자신이 내뱉은 말 때문에 고든이 죽었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흘려보냈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던 앨런은 폐교에서 홀로 기계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기계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10년 만에 다시 용바위로 프레이저와 폴을 불렀다.

“삶에 회의감이 들고, 안좋은 상황이 이어지고 이어져 인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기분이 들 때, 그때 딱 다시 용바위에 올라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만나 자신이 준비한 것을 보여주고, 그러면 우리가 행복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그곳에 서 있는 거예요. 답답함을 떨쳐내려 소리도 지르고 그러는데 쉽게 떨쳐 지지 않아요. 그래도 다시 친구들을 만나야 하니 예전의 자신처럼 웃는 연습을 하는 거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예전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다. 앨런도 웃는 연습을 해야 했듯, 프레이저와 폴 역시 다른 모습으로 용바위에 올랐다. 특히 강승호는 초췌한 모습을 나타난 프레이저와 마주한 앨런의 심정을 이야기하며 슬퍼했다. 그는 “옛날에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누구보다 초라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정말 슬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폴은 반듯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나타났다. 제대로 성공한 모습이다.

“앨런은 자기의 고민, 그런 시련을 빨리 이겨내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얼른 폐교로 가서 기계를 보여주고, 행복한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죠. 그래서 폴과 티나의 관계를 생각하고, 폴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더 생각했을 것 같아요. 폴이 앨런에게 나쁜 짓을 했어도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거죠.”

 


앨런을 아프게 하는 것은 티나의 고백만이 아니었다. 다시 만난 친구들의 다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슬픈 예감이 그랬다. 프레이저는 폴에게 ‘말해봐’라고 독촉한다. 폴은 난감해하고, 앨런은 그에게 어떤 말이든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말을 해 보라’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폴은 끝내 입을 닫고 진심을 숨긴 채 ‘낄낄이가 이야기를 베꼈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둘러댄다.

“처음에 제일 이해가 되지 않았던 장면이 티나 이야기를 하면서 폴에게 말해보라고 하는 순간이었어요. ‘네가 나에게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봐’라는 식으로 묻는데 폴은 끝끝내 말하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게 당연하고, 폴과 싸워야 하는데 앨런은 그러지 않아요. ‘그래, 상관없다’며 끝까지 친구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요. 본인이 상처 입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친구를 위하는 그 마음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앨런. 그런 앨런을 연기하느라 고충이 많았다던 강승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프레이저 역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앨런이 감정을 감추는 캐릭터라면, 프레이저는 발산하고 표출하는 부분이 많다. 공연하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얘는 정말 감정을 드러내고 싶으면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는 것 같다’고. 앨런은 최대한 감정을 감추는 편”이라며 앨런이 아닌 다른 역을 연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프레이저를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앨런이 그토록 숙원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친구들은 폐교에서, 고든을 기억하기 위한 만난 그곳에서 다시 한번 크게 다툰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 프레이저는 예전 그때처럼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나려 한다. 붙잡아야만 했다. 앨런은 재빨리 타임캡슐을 꺼낸다. 그동안 자신이 처음 빠진 어금니를 묻고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면서. 이곳을 떠나기 전에 타임캡슐을 한 번 열어본 적 있었다는 고백과 함께 말이다.

“티나가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앨런에게 해요. 앨런을 사랑하지만 그의 아이는 가질 수 없다는 말도 함께 하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이곳을 떠나려 했을 것 같아요. 그러다 타임캡슐을 열어보고 떠나는 대신 꽃비 기계를 만든 거죠. 꽃비 기계가 터지는 것, 앨런에게는 그것만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자신이 인생을 잘 살아왔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이 되거든요. 꽃비가 터질 때 행복함을 느낀다면 자신이 인생을 잘 살아온 게 되는 거죠.”

 


눈물범벅이 된 앨런의 모습이 스쳤다. 그는 꽃비가 터지던 그 순간 행복함을 느꼈을까. 강승호의 답변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것 같다”였다. 그렇다면 앨런은 꽃비 기계에서 꽃비가 터져 나오는 순간, 자신이 살아온 삶을 후회했다는 말이 된다. 이에 그는 “‘이게 다였구나’, ‘그렇구나, 내가 바라던 만큼 큰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런의 계획은 그거였어요. 친구들과 함께 폐교에 와서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하고, 고든이 쓴 이야기를 함께 읽는 거예요. ‘하늘정원’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꽃비 기계가 터지는 거죠. 그렇게 즐거웠던 순간을 공유하려 했어요. 앨런이 그린 큰 그림은 그랬는데 친구들이 싸우는 와중에 꽃비 기계가 터지잖아요. 그래서 앨런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을 계속하죠.”

‘꽃잎 그치고 텅 빈 하늘정원. 작은 씨앗 하나. 작은 씨앗 하나 내려앉았죠. 그 씨앗은 아주 작은 구멍을 통과했어요. 길가에 사뿐히 내려앉은 작은 씨앗 하나.’

 


‘그 씨앗은 싹이 났을까요?’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느라 정신없던 친구들은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앨런이 그토록 바랐던 행복한 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행복이 곧 친구들의 행복이라 생각했던 그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강승호는 이번에도 단호했다. “다시는 보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로 상처투성이가 돼 버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혹시라도 시간이 지나 한 번쯤은 볼 수 있겠지만, 당장은 아닐 것 같아요. 앨런 역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 것 같고요. 끝까지 마을을 지켰는데 이제는 그 마을 떠나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겠죠.”

꽃비가 내리고 저마다 다른 감정에 휩싸인다. 삶을 돌이켜 보고, 반추하는 과정을 통해 ‘나쁜자석’이 관객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강승호는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 보고, 앞으로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관객 역시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작품의 매력을 어필 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홍혜리·에디터 백초현 yamstage_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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