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랭보’(제작: 라이브㈜,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공연 영상 상영회가 대만 내셔널 타이중 시어터(National Taichung Theater, 이하 NTT)의 중극장에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지난 7월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 간 진행된 이번 상영회는 각기 다른 캐스트로 2회 상영됐다. 본래는 영상 상영회가 아닌 ‘랭보’의 한국 오리지널 캐스트팀을 초청해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 총 3회차로 중극장에서 공연을 확정하고 준비 중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배우와 스태프들의 출입국이 어려워지자 영상 상영회로 대체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영상 상영회는 향후 재계획 중인 본공연에 앞서 대만의 뮤지컬 애호가들이 영상으로 공연을 먼저 접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25일에는 ‘랭보’ 역에 윤소호, ‘베를렌느’ 역에 김종구, ‘들라에’ 역에 백기범, 26일에는 ‘랭보’ 역에 백형훈, ‘베를렌느’ 역에 에녹, ‘들라에’ 역에 이용규 캐스트로 상영됐다. ‘랭보’ 영상 상영회는 NTT에서 기획한 뮤지컬 ‘Taiwan Holiwood’의 티켓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본 공연의 티켓 구매자들이 ‘랭보’와 ‘오레스테스’ 중 선택해 관람하는 형식이었다.
공연장인 NTT 중극장은 총 794석 규모로, 이번 상영회는 코로나로 인해 대만 공연계도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대만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2018년 ‘팬레터’ 공연부터이다. ‘팬레터’는 2018년 8월 NTT 대극장에서 공연됐으며 김종구, 이규형, 문태유, 소정화, 김히어라 등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대만에 진출해 단 4회 공연에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했다. 특히 대만에서 한국 드라마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비밀의 숲’에 출연한 이규형 배우 회차의 경우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하며, 관객들이 매진으로 표를 구하지 못하는 등 대만 뮤지컬 역사상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다. 제작사 라이브(주)의 관계자는 "대만 NTT 예술감독과 프로그래머 등의 관계자들이 ‘팬레터’의 성공 이후 한국 뮤지컬에 더욱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나갔다"며 "한국 방문 시 다양한 뮤지컬들을 같이 관람하고 여러 제작사들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랭보’도 직접 관람 후 초청 의사를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상 상영회를 관람한 대만의 관객들은 ‘랭보’의 기념품 티켓과 홍보물들을 손수 만들어 로비에서 함께 관람한 관객들에게 선물하는 등 ‘랭보’에 대한 큰 관심을 표현했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본공연이 취소되어 아쉬웠는데, 영상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영상을 보고 나니 본공연이 기대된다. 하루빨리 무대에서 ‘랭보’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NTT 관계자는 “시가 녹아 들어 만들어낸 대사와 가사, 아름다운 넘버들, 그리고 랭보, 베를렌느, 들라에 세 인물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 대만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나아지면 한국 공연팀을 다시 초청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음 공연을 기약했다.
‘랭보’는 ‘시인의 왕’이라 불린 ‘베를렌느’ 그리고 ‘랭보’의 둘도 없는 친구 ‘들라에’의 여정을 통해 그들의 기억 속 ‘랭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20년에 걸쳐 펼쳐지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과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2016년부터 기획, 개발된 ‘랭보’는 2018년 11월 한·중·일 프로듀서들과 중국, 한국 배우들이 함께 참여한 쇼케이스를 열어 화제가 되었다. 18년 한국 초연 당시, 중국 상하이 대극원 중극장에서 같은 해 12월 라이선스 형태로 동시 공연되었으며, 개막 43일 만에 최단 기간 해외 진출 및 초연 작품 한국·중국 동시 공연이라는 성과를 달성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수년간 중국, 일본, 대만 등 해외에서, 창작 뮤지컬의 라이선스, 오리지널 공연 등을 500회 이상 진행해온 라이브㈜ 측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온라인 스트리밍 또는 극장 영상 상영회를 점차 넓혀 나갈 것"이라 밝혔다.
에디터 송양지 yamstage_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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