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기다림 끝에 2020년 6월 16일 개막을 알리며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선 연극’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이 티저 포스터와 함께 캐스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는 극 초반 ‘발로쟈’가 ‘엘레나’에게 경의를 표하며 건넨 제비꽃과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열쇠가 어우러져 있다. 특히 빛 바랜 꽃의 이미지는 네 명의 학생들이 ‘엘레나’에게 갖는 위선적인 존경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열쇠와 함께 작품의 스토리를 함축한다. 또, 극 중 ‘랼랴’의 대사인 “선생님, 잠깐만 열쇠 좀 빌려주시면 안돼요?” 라는 카피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왠지 모를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시험지를 보관한 금고 열쇠의 획득과 그에 따른 성적 정정 요청사건”이라는 표면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의 구조 속에 ‘엘레나’와 ‘학생들’의 첨예한 갈등 뿐만 아니라 네 학생들 사이의 권력구조와 그에 따른 이해관계에서 오는 모순과 파멸의 과정을 보여준다. 철학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다섯 인물들의 상대적이고 때로는 절대적인 관계 속에서 자본주의 시대가 만든 무한경쟁의 비극과 폭력성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7년 공연 당시 밀도 있는 대본을 탁월한 무대 연출과 그 위의 배우들에 의해 완벽히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엘레나’역의 배우 우미화는 그 해 SACA(스테이지톡 오디언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관객들이 선정한 최고의 여자 연극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0년 다시 돌아온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는 지난 시즌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우미화, 박정복, 강승호, 오정택이 출연을 확정지은 가운데 정재은, 양소민, 김도빈, 김슬기, 최호승, 김효성, 김주연, 이아진이 합류하며 또 한번 명작의 귀환을 알린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과 정의, 인간적인 사랑을 아이들에게도 일깨워 주기 위해 평생 노력해왔지만 결국 이 사건을 통해 흔들리고 파괴되는 고등학교 수학선생님 ‘엘레나’ 역은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베테랑 배우 정재은, 우미화, 양소민이 맡는다. 극 초반 다정한 선생님의 모습부터 혼란과 모멸감에 괴로워하며 몸부림 치는 모습까지 폭 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극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할 예정이다.
반면 일종의 게임을 대하듯 열쇠를 빼앗기 위해 이 사건을 주동하는 엘리트 학생 ‘발로쟈’ 역에는 김도빈, 박정복, 강승호가 합류했다.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엘레나’와 다른 아이들을 조종하며 이 상황을 즐기는 교활한 모략가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다른 한 축을 맡아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랼랴’의 남자친구이며 엘리트주의에 심취해 있는 철학부 지망생 ‘빠샤’ 역엔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김슬기와 오정택이 캐스팅되었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견고해 보였던 ‘랼랴’와의 관계가 흔들리자 철저히 파괴되는 ‘빠샤’의 모습을 더욱 입체감 있게 그려 낼 예정이다.
부모의 삶에 대한 회의감과 부유한 집 아이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워하는 산림학부 지망생 ‘비쨔’ 역은 최호승과 김효성이 나눠 맡는다.
마지막으로 성공을 위해서라면 사랑도 한낱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당돌하고 영악한 여학생 ‘랼랴’ 역은 김주연과 이아진이 연기한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체제 붕괴를 배경으로 집필 되었지만 강렬한 텍스트 속에 담겨 있는 인간 내면의 선과 악, 욕망과 정의, 도덕과 부도덕에 대한 질문과 치열한 논쟁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카포네 트릴로지’와 ‘히스토리 보이즈’의 김태형 연출가가 맡아 새롭게 보여줄 이번 시즌 공연은 이 이야기가 지금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와 어떻게 맞닿아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관객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5월 7일 오후 2시 프리뷰 티켓을 오픈한다. 프리뷰 공연은 6월 16일~21일까지 8회차이며 관객들은 4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예약할 수 있다.
에디터 송양지 yamstage_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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