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뮤지컬 /소식

[현장이YAM]’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휘몰아치는 감정, 그 중심에서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초연에 이어 재연으로 다시 돌아온다.

23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드레스가든 4층 블리스돔홀에서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이하 매디슨)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하이라이트 장면시연, 포토타임,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프로듀서 송한샘을 비롯해, 배우 김선영, 차지연, 박은태, 강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매디슨’는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평범한 삶으 살고 있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프란체스카와 사진 촬영을 위해 마을에 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 작가 로버트 킨테이드의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 처음, 두 번째 참여 소감

박은태 : 무조건 다시 하고 싶었다. 무대에서 공연할 때, 이렇게까지 가슴이 아리고 행복하게 참여한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 ‘매디슨’를 처음 하는 배우들에게도 ‘행복하게 작품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단지 그 이유였다. 이 작품을 통해 힐링 받는 기분을 받았다. 앞으로 다시 공연을 하게 되면 또 그런 감동을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강타 : 어떻게 보면 뮤지컬 첫 도전이다. ‘매디슨’은 음악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여러 음악을 들어봤는데, 이 작품의 넘버는 인간계가 아닌 신계에 닿아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보고 싶었고 잘해내고 싶었다. 그 이유 때문에 연습하면서 지금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좋은 음악을 잘 표현하고 싶어 선택한 게 가장 큰 이유다. 극적으로 보면 키스를 정말 많이 한다. 그것도 저에게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김선영 : 영화, 소설을 보고 너무 많이 울었다. 이야기가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과 사람이 주고 받는 감정이 섬세하다. 그런 점이 강하게 다가왔다. 잊혀지지 않았다. 뮤지컬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번에 같이 합류하게 되면서 예전으로 돌아가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던 기억이 났다. 반갑고 감사했다.

연습에 돌입하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 지금도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차지연 배우와 같은 처지다. 결혼 후 아이도 낳고, 그런 이야기도 하다보니 서로에게 주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차지연 : 그동안 객석에서 보기에는 엄청나고, 극대화된 에너지가 휘몰아치는 작품을 많이 해왔다. 이 작품 역시 휘몰아치는, 폭풍우가 있긴 하지만 잔잔한 호수 밑에 절제돼 있는 느낌이다. 편안한 사람과 그 호숫가를 산책하는 듯한 따뜻함을 주는 작품이다.
 
#가수와 뮤지컬 배우의 ‘무대’

강타 : 일단 매력과 차별점이 같은 것 같다. 그 차이가 있어 매력적인 것 같다. 약속이 존재한다. 약속을 지키면서, 무대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 사람이 돼 전달하는 것이 차별점이자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그런 약속을 만들고 지켜가는 과정이 굉장히 섬세하고 어렵다.

 


지금까지 가요 등으로 선 무대가 주는 매력과는 다른 매력이라 힘들지만, 스스로 약속을 지켜나가고 몸에 익숙해지고 연습하면서도 ‘이 안에 들어 와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정말 크다. 개인적으로는 어디서 ‘매디슨’을 연기하든, 바로 로버트로 빠져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숙제인 것 같다.

# 초연과 다른 재연

박은태 : 초연보다 재연에 더 주안점을 둔다기보다는, 로버트와 프란체스카의 섬세한 약속과 연기 호흡이 필요한 작품이다. 새로운 작품을 하는 기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같은 대사이지만 다른 감동과 뉘앙스로 다가온다. 타성에 젖어 똑같은 연기를 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 서로의 매력에 대해

박은태 : 제가 많은 분을 본 건 아니지만, 가장 최선을 다해 정말 열심히 한다. 이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나는 이러이러해서, 이런 부분이 부족하니 더 열심히 하겠다’고 오픈한 연예인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보통은 소통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강타를 통해 ‘왜 강타라는 사람이 20년동안 저 자리에 있었구나’를 느꼈다. 뮤지컬이라는 작품을 처음 임하는 태도부터,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계속 뮤지컬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이 뮤지컬에서 늙어갔으면 좋겠다.

강타 : 아직 무대에 서지 않았으니 뮤지컬계에서는 연습생 신분이다. 박은태 배우를 보면서 어떤 것을 느꼈냐하면, 느낄 새가 없었다. 박은태 배우가 하는 것을 보고 다 습득하고 배워야 하는 입장이다. 박은태 배우가 연습하면 하나하나 다 보고, 제 것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을 빠르게 찾아내야 했다. ‘좋은 배우’라는 것을 생각하기 전에, 디테일한 것들을 배우는 입장이라.

그동안 제가 서온 무대는 다른 무대고, 또 다시 돌아가야 하기도 하지만 여기 와서 첫 작품을 대할 때는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울수록 부족한 느낌이다.

 


# 배우 강타에 대해

차지연 : 너무 유명한 분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긴장을 많이 했다. 연습실에서 제일 따뜻하고,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준다. 거리낌도 없고 어렵지도 않다. 이번에 팬이 됐다. 진짜 열심히 한다. 같이 파이팅 하고 싶어진다. 설레고 싶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김선영 : 개인적으로 일부러 연습실에서 칠현씨라고 부른다. 사실, 강타가 한국나이로 40세다. 그동안 무대에서 뮤지컬이 아닌 다른 무대에서 수많은 경험과 그런 것들이 있을 건데, 다른 장르로 왔을 때 어린 친구들이 ‘막해 보자’와 다른 조심스러움이 있을 것 같다. 그럴 수록 예민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전혀 없더라. 자신을 내려놓은 것 같다. 배려하고, 그 와중에 여유가 있다. 같이 하면서도 고마운 느낌이 들더라. 뭔가 더 챙겨 주고 싶은 마음이다.

강타 :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뮤지컬 하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뮤지컬 무대에 설 만큼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섰을 때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내 안에 가득 채울 수 있을 때 서고 싶었다. 그래서 오래 걸렸다. ‘매디슨’이 주는 감정 자체가 달랐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통해 발산할 매력

김선영 : 저희도 계속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세게 지르는 것은, 어떤 부분에서는 쉽다. 그렇게만 할 수 없는 드라마의 흐름이 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감정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잘 절충해서, 드라마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노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만큼, 작품의 음악이 아름다운 반면에 튀지 않다.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다. 연기적으로도 신중하고 어렵게 다가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하면서 연습하고 있다.

차지연 : 그동안 단순하게 표현하면 센 캐릭터를 많이 했다. 그동안에 했던 작품에서는 감정 표현을 다 드러냈더라면, ‘매디슨’은 태풍이 불고 있는데 잔잔한 보슬비로 표현해야 하는 신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저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중 인물의 감정이 너무나도 휘몰아치기에, 어떤 작품보다도 휘몰아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 작품의 평가

박은태 : 초연에 참여한 배우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재연을 하게 된 이유도 그렇다. 뮤지컬은 상업 뮤지컬이다 보니 흥행 성적이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재연에서는 더 드라마를 진정성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초연에 다가가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해 관객에게 어필 할 수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흥행 성적은 하늘에 맡겨야겠지만, 분명히 더 나아진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다. 관객의 평가는 걱정되긴 하지만, 배우들끼리는 ‘더 초연보다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

 


#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켄슈타인’과 다른 연기

차지연 : 노래하는 창법, 넘버가 달라 힘들긴 하지만 잘 찾아가고 잇는 것 같다. 어떻게든 찾아낼 생각이다. 외모적으로, 연습실에서 제 모습을 봤을 대,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이 부드러워보이지 않았다.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자, 프란체스카에 어울릴 법한 옷도 샀다. 공연 때 조금 더 앞머리를 잘라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박은태 : 힘든 상황이긴 하다. 두 작품을 번갈아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런 스케줄을 잡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 했다. 양쪽 모두에 피해를 주게 된 것 같아 죄송하다. 상황이 어찌됐든, 스스로가 하고 있는 방법은 ‘매디슨’ 연습에 와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두 인물을 다 넣어버리면 혼란이 올 것 같아, 지금은 ‘프랑켄슈타인’을 하고 있으니 양해를 구하고 ‘매디슨’에서는 100% 로버트를 넣어 연기하고 있지는 않다. 공연이 끝나고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극중 인물이 돼 연습할 예정이다.

# 결혼 후 넓어진 스펙트럼

김선영 : 아이들이 힘들 때 곁에 없었다면 어땠을까, 자라나는 걸 못 봤으면 어땠을까라는 가사가 있다. 그게 정말 큰 글씨로 다가왔다. 가슴이 아팠다. 프란체스카가 로버트와 안타깝지만 그런 선택을 하고, 다시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난 뒤에 한 말이라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 과정을 겪다보면 바뀔 수밖에 없겠더라. 그런 이야기를 차지연 배우와 많이 나눴다.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더라.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현재 이런 상황에서 로버트 같은 누군가를 만나, 그런 상황에 닿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는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감정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고 있다.

저 역시 엄마이지만, 저희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의 인생이 갑자기 떠올랐다. 단순히 남녀의 짜릿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온 여자가 가족을 대하는 것과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인물에 다가가니 그제야 조금 더 인물에 공감할 수 있었다. 김선영이라는 인물이 현실에서 겪는 것과 배우로서 인물에 다가가는 것이 힘들지만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는 것 같다.

차지연 : 10년 전에 김선영 배우와 같은 작품을 한 적 있다. 그때는 정말 ‘아기 꼬꼬마’였다. 10년 만에 다시 보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기에는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더라. 좋은 선배들과 작품을 할 수 잇는 것은 흔치 않은 복이라는 걸 느낀다. 남편에게도 늘 말한다. 너무 좋다고. 둘 다 아들을 낳았다. 개월수도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여성으로서, 배우로서의 삶을 공유하고 위로로 받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 같다. 이 많은 것을.

# 아이돌, 뮤지컬 배우로의 성장

강타 : 바다, 옥주현의 경우 걸그룹 활동 당시부터 워낙 에너지 넘치기로 유명했다. 뮤지컬 선택했다고 했을 때 잘 하겠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비교했다면, 저는 그들이 처음 시작할 때처럼 에너지가 꽉 차 있지 않는 것 같다. 여러 감정이 공존한다.

이지훈과는 워낙 절친이다 보니 옆에서 고생하는 것을 많이 봤다. 저렇게 고생해서 이 위치 까지 올라오는 걸 봤는데, 감히 내가 확고한 마음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뮤지컬을 하는 것이 맞는 건가 싶어 망설이기도 많이 망설였다. 이지훈에게 전화했는데 ‘할 수 있어. 도전’이라는 말을 해주더라.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세 분이 어렸을 때부터 같이 활동했는데 뮤지컬계에서 자리를 잘 잡아 힘도 되고 부럽기도 하고, 외려 부담이 되기도 한다.

# 초연 아닌 재연을 택한 이유

강타 : 뮤지컬에서는 단 1도 검증된 게 없는 배우다. 무대에 서지도 않았다. ‘이건 재연이고, 초연이네? 그러면 초연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이런 개념조차 갖고 있지 않다. 관객에게 어느 정도의 임팩트를 줬는지, 스스로 판단한 후 생각해야 하는 단계이기에 초연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는 개념 자체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검증을 받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박은태 : 제일 큰 단점이 그거더라. 너무 겸손하다.

 

 

 

 

에디터 백초현 yamstage_m@naver.com

<저작권자 © 얌스테이지 YAMSTAG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