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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인터뷰

[인터뷰YAM #1]‘노트르담 드 파리’ 장지후, 존재감에 압도당하다

무대를 가득 채운 많은 이들 중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연기를 잘해서’, ‘노래를 잘 불러서’, ‘자신의 매력을 잘 보여줘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다양한 이유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시선을 빼앗긴 순간 내 눈은 더 이상 내 눈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배우 장지후가 그러했다. 장지후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극중 집시들의 우두머리인 클로팽으로 분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풍부한 성량은 또 한 번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세계적인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주제로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성직자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 사이의 내면적 갈등과 사랑에 빠진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장 부각되는 것은 세 남자의 사랑”이라고 소개한 장지후와 함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장지후, 기회를 잡다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을 봤어요.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클로팽이 에스메랄다의 아버지처럼 느껴지는데 그런 역할을 맡기에 나이가 어리지 않나 싶었죠. 게다가 신인이잖아요. 우려와 달리 저를 믿고 맡겨주셨어요. 많은 분들이 외적인 부분에서 저와 페뷔스가 닮았다고 하는데 사실 정서적으로는 클로팽과 더 가까워요.”
 
자신과 닮은 클로팽에 자꾸만 눈이 갔다. 그렇게 장지후는 클로팽 역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을 봤고, 당당히 합격해 한국어 버전 10주년 공연을 맞이한 ‘노트르담 드 파리’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대극장 첫 배역 데뷔를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작품과 함께 하게 돼 부담감이 상당할 법도 한데 되레 “박은태, 윤형렬 등 좋은 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쳐 갔다. 저 역시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신인인데 큰 역할을 맡겨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만큼 무대에서 잘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하는데 있어 부담감은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아요.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배우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배역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대본을 분석하고, 자신이 구축한 캐릭터에 확신을 갖고 무대에 오르는 것뿐이에요. 그것이 부담감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죠. 제가 클로팽에 더 가까워질수록 무대에서 떳떳해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부담감은 줄어든다. 현재 장지후는 클로팽과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인터뷰 당일까지만 해도 그가 클로팽으로 무대에 오른 횟수는 10회도 채 되지 않았다. 때문에 100% 극중 인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친해졌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장지후는 “공연을 올리기 전에도 극중 인물과 많이 친해지지만, 공연을 하면서도 많이 친해진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계속 친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 극중 인물과 친해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첫인상은 ‘낯설다’에 가까웠다. 장지후는 오래전 본 공연에 대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을 ‘노트르담 드 파리’로 처음 접하게 된 그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또 한 번 당황했다고. 당시 장지후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물은 현재 그가 연기하고 있는 클로팽이 아닌 프롤로였다. 그는 “역할이 때문에 굉장히 나쁜 인물로 그려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부가 사랑에 빠지고 갈등하는 모습이 배우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프롤로 역에 눈길이 간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시간이 흘러 장지후는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 올랐다. 아쉽게도 그가 사랑해 마지않았던 프롤로 역은 아니었다. 10주년을 맞이한 작품이 여전히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묻자 장지후는 “‘노트르담 드 파리’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조금 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그렇게 말한 이유를 다시 물었다.

“이 작품에 함께 한다는 것은 굉장한 부담인 동시에 영광이에요. ‘노트르담 드 파리’ 만이 주는 힘이 있어요. 가장 큰 매력은 ‘비극적인 사랑’이죠. 극중 프롤로는 신부라는 신분 때문에 사랑을 할 수 없지만 에스메랄다를 보고 반해 불같은 사랑에 빠져요. 콰지모도는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지만 꼽추고, 하찮은 종지기에 불과하죠. 마찬가지로 에스메랄다를 사랑해요.”

 


각 인물마다 갈등하는 내용이 다르다. 사랑을 갈망하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갈등하는 인물의 이야기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매력 중 하나. 장지후는 클로팽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중 인물은 자기 사람들을 자신이 꿈꿔오던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러한 갈등이 작품 안에서 어느 것 하나 해소되지 않아요. 에스메랄다가 죽었기에 이야기가 끝날 뿐이죠.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인물들이 가진 다양한 갈망을 음악과 아름다운 장면에 녹여내요. 하나도 해소되는 것이 없지만 아름답게 다가오죠. 그래서 처음 작품을 봤을 때 굉장히 먹먹했던 기억이 나요.”

# 클로팽, 집시의 왕이 되다

극이 시작되면 그랭구와르가 무대에 오른다. 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표 넘버인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며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다. 그 다음 클로팽이 등장해 힘 있는 군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성당의 시대’를 들은 관객들은 또 한 번 펼쳐지는 장관에 눈을 떼지 못하고 빠져든다. 그 중심에 클로팽 그리고 장지후가 서 있다.

 

 


“들개 같은 사람이에요. 어떻게 보면 콰지모도와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굉장히 순수하고 늘 꿈을 꾸며 살죠. 집시들의 우두머리, 또는 부랑자들의 대장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빼고 본다면 굉장히 낭만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흔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갖기 위해 계산적인, 정치적인 방법을 동원하잖아요. 클로팽은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권력과 손잡지 않아요. 그건 그가 무지해서가 아니라 들개처럼 야생에서 자랐기 때문이에요.”

장지후는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그는 첫 인터뷰라 잔뜩 긴장한 듯 해도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풀어내려 고민을 거듭했다. 또 그러한 답변이 너무 ‘깊이’ 있어 인터뷰에 적합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이렇게 답해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외려 그러한 태도 덕분에 ‘노트르담 드 파리’와 클로팽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클로팽의 이미지가 에스메랄다의 아버지 같다는 것, 그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연습 때 저 역시도 아버지 느낌으로 클로팽을 연기하려 했어요. 하지만 안 되더라고요. 자꾸만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배우가 무대에서 나이 든 연기를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접근을 다르게 했어요. 박송권 배우는 나이가 많지 않지만 아버지로서 어떠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에스메랄다의 큰 오빠 느낌으로 다가가려 했죠. 그러려면 클로팽에게도 그만의 전사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자신만의 클로팽을 만들기 위해, 장지후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도전이었다. 막무가내로 ‘이렇게 하겠다’가 아니었다. 그는 관객을 설득하기 위해 차근차근 극중 인물의 ‘삶’을 그려나갔다. 어떻게 집시들의 리더가 됐는지, 에스메랄다와는 어떤 관계인지, 빈 곳을 채워 넣기 위한 설정이 필요했다. 그렇게 작성된 이야기는 한 편의 소설과 같았다.

 

 


“연습실에서 자꾸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드니까 연습 초반에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하루 종일 작품과 극중 인물에 대한 고민만 했어요. 어느 날 꿈을 꿨는데, 꿈에서 깨자마자 글을 썼어요. 깨알 같은 글씨로 A4 용지 4장정도 나온 것 같아요. ‘클로팽과 에스메랄다의 나이차는 그리 많지 않다’, ‘에스메랄다의 엄마가 죽었고, 그 옆에서 울고 있는 에스메랄다를 클로팽이 목격했다’, ‘에스메랄다는 혼자가 됐고 클로팽은 그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 한다’, ‘클로팽은 집시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으르렁 대며 살았을 것’, ‘클로팽은 성장해 집시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을 것’ 등이에요. 디테일한 것들이 많아요. 저만의 캐릭터 구축을 위해 써본 건데 의외로 감정이 잘 잡히더라고요.”

대본에 없는 클로팽의 이야기를 채우다보니 장지후가 그린 극중 인물은 시대가 바라는 리더와 맞물렸다. 딱딱하고 근엄한 리더가 아닌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친구 같은 리더로 클로팽을 그려나갔다. 그는 “나서야 할 때 누군가 나선다면, 그것이 바로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가 그렇다”고 강조했다.

 


촘촘히 캐릭터를 구축했지만, 무대는 또 다르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호흡을 주고받고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 신인 배우 장지후에게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그들이 내뿜는 에너지와 같은 힘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을 물론이고 클로팽이라는 인물이 가진 캐릭터도 제대로 보여줘야 했다. 그럼에도 장지후는 주눅 들지 않았다. 더욱 당당하게 클로팽으로 무대에 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자신의 매력을, 또 연기로 극중 인물의 서사를 오롯이 전달했다.

“클로팽이 얼마나 거친 사람일까 생각해봤어요. 연습 때부터 생각했는데 무대에 올라갔을 때 관객들이 살짝 놀랄 만큼 거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눈을 부릅뜨고 무게감 있게 손동작을 하는 것도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집시들과 방랑자들 속에서 리더로 살아온 클로팽이라면 조금 더 야생적일 것 같았어요.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거침을 표현해야 했죠. 때로는 손을 바라보는 행위로도 그 거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지후는 이해를 돕기 위해 집적 동작을 취했다. 손끝에 쏠리는 힘도, 그것을 바라보는 눈빛도 순간 돌변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인물의 감정을 표현했다. 그것이 글로 어떻게 옮겨질까 걱정하면서도 오롯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장지후는 “평소에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순수하게 움직이는 동물을 보며 클로팽의 움직임을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나의 에스메랄다여

클로팽은 에스메랄다와 가장 많은 호흡을 주고받는다. 시작과 끝을 그와 함께 한다. 에스메랄다의 아버지 또는 큰 오빠 같은 클로팽의 존재는 두 사람의 관계에 귀를 기울이고 주목하게 한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저런 눈빛으로, 저들을 경계하고 에스메랄다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충직한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준다.

“에스메랄다는 그의 전부예요.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바친 인물이죠. 에스메랄다의 아픔이 곧 클로팽의 아픔이고, 그의 기쁨이 곧 클로팽의 기쁨이에요. 또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어떤 약속과도 같아요. ‘에스메랄다 너도 알고 있을 거야’로 시작되는 넘버가 있어요. 그 노래를 들으면 알 수 있는데, 클로팽은 평생 에스메랄다를 보호하고 지키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어요.”

 


짓궂은 장난을 칠 때도 클로팽과 에스메랄다는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척하면 척, 손발이 잘 맞는다. 함께한 시간만큼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로 거듭난다. 그랭구와르가 등장했을 때도 두 사람은 순진한 시인을 놀려 먹기로 합심하고 작전을 짠다. 실제로 ‘이렇게 하자’고 말을 하지 않아도, 장난을 눈치 챈 순간 말보다 눈빛으로 더 빠르게 서로의 마음을 읽는다.

“클로팽이 그랭구와르를 가리키며 ‘너의 남편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 에스메랄다는 ‘그럴 수 있으면 그러지요’라고 답해요. 그렇게 한바탕 웃고 다시 ‘기적의 궁전’이 시작되죠. 이 순해 빠진 시인에게 장난을 치겠다고 시작한 일인데 그랭구와르는 이후에 자신이 에스메랄다의 남편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녀요. ‘집시 왕이 나에게 에스메랄다를 줬다’고 말하면서요. 운명 같은 장난이죠.”

 

 


페뷔스가 등장하면 장난기 어린 얼굴이 무섭게 돌변한다. 경계의 눈초리는 보는 이마저 얼어붙게 한다. 장지후는 클로팽은 페뷔스를 싫어하느냐는 질문에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싫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나의 에스메랄다를 페뷔스는 그런 눈으로 쳐다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지후의 경고에 눈앞에 페뷔스가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

“에스메랄다는 집시 여인들과 춤을 추고, 페뷔스에게 장난을 치며 ‘히히’ 웃으며 뛰어다니는 그런 아이에요. 사랑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죠. 페뷔스는 검은 눈으로 그런 에스메랄다를 쳐다봐요. 다른 집시 여인들을 그가 어떻게 쳐다보든 상관없지만 에스메랄다만은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페뷔스에게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지만 콰지모도에게는 자비로운 클로팽이다. 모진 고문을 받는 콰지모도는 한 모금의 물을 간절히 원한다. 에스메랄다는 클로팽의 부탁, 또는 지시로 그에게 물을 건넨다. 여기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자칫 불편한 장면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을 납치한 콰지모도에게 직접 물을 건네는 행위 자체만으로 에스메랄다에게 큰 상처,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어떤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제 생각은 그래요. 콰지모도 스스로가 그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긴 시간은 아니지만, 물을 달라고 울부짖는 사람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지는데 그때 직감하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보내 물을 주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게 리더로서 클로팽이 가지고 있는 대범함 같아요.”

 

 


인물 해석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체력적인 어려움도 상당하다. 광활한 무대를 쉼 없이 뛰어다니는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걱정의 말들이 절로 쏟아져 나온다. 장지후는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진지한 모습을 답변을 이어나갔다. 매회 무대에 올라 역동적인 동작을 취해야 하는 댄서들과 아크로바터들은 물론이고 앙상블 배우의 힘듦에 비하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많이 다치다보니 파스도 그렇고 붕대도 남아나는 게 없어요. 저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무대에 오르는 이들이 있는데 제가 힘들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미안하죠.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체력관리 비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태어날 때 몸무게가 4.5kg이었어요. 정말 다행이죠. 잔병치레 하나 없이 자랐어요.”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노트르담 드 파리’가 아닐 수 없다. 처음으로 배역을 맡아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는 경험도 그에게 큰 교훈을 안겼다. 서사를 가진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던 장지후의 바람이 비로소 이뤄졌다. 그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한 인물의 삶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작업”이었다며 “역시 배우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장지후는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할 말이 정말 많다던 그는 “대성당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또 사랑은 죽음도 불사르게 할 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꼭 전달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펑펑 울거나 박장대소하거나, 극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나면 묘한 개운함을 느끼게 되죠.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그럼 감정의 변화를 경험했으면 해요. 개운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웃기고 울릴게요. 이 작품에 온전히 빠져 관람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기할게요. 그게 제 역할이니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대해도 좋아요.(웃음)”

 

 

 

 

사진 홍혜리·에디터 백초현 yamstage_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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