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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YAM] ‘리틀잭’ 김지철, 사랑을 노래하리

“이 비가 멈추고 이 여름이 가도 언제나 너를 기억할게. 너는 나의 노래. 나는 너의 노래. 언제나 너를 기억할게.”

지난해 초연된 뮤지컬 ‘리틀잭’은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스토리로 1967년 영국의 한 밴드인 ‘리틀잭’의 보컬 잭과 그의 전부가 되어버린 줄리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2017 여름, 잭과 줄리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됐다.

이번 공연에서 김지철은 잭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현재 그는 뮤지컬 ‘광염소나타’와 ‘위대한 캣츠비’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만나고 있다. 7월 중 공연이 없는 날이 27일 하루뿐이라는 김지철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리틀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YAM : ‘리틀잭’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감사하게도 다미로 음악감독의 추천으로 하게 됐어요. 다미로 음악감독과는 현재 ‘광염소나타’를 함께하고 있어요. 여기에 기타 연주에 대한 욕심도 출연을 결정짓는데 한몫했죠. 지금 ‘광염소나타’와 ‘위대한 캣츠비’ 공연을 하고 있는데 스케줄이 이렇게까지 몰릴 줄은 저도 몰랐어요.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세 작품을 올리고 나니 작품마다 캐릭터가 다 다르더라고요.”

YAM : 얼마 전에 첫 공연을 마쳤어요.

“다른 극과 달리 혼자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흐름대로 흐른 것 같아 안도했어요. 무엇보다도 공연이 재미있어야 하는데, 공연하면서 저도 그렇고 관객도 그렇고 재미를 느껴 다행이죠. 물론 항상 만족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려고요. 예를 들어 대사하다가 노래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감정 신을 더 연습해야 할 것 같아요. 또 노래에서는 잭의 모습이 잘 보일 수 있는 톤과 박자, 리듬감을 더 찾고 싶어요.”

YAM : 김지철이 바라본 잭은 어떤 인물인가요?

“잭을 생각했을 때, 순수함과 소년미가 떠올랐어요. ‘첫사랑이라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되기도 하니까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대본을 읽으면서 19세 모습에서 소년의 감수성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일들을 다 겪은 상태에서 어른이 된 잭은 조금 더 성숙해져요. 마음도 단단해진 느낌이고요.”

YAM : 그런 잭을 연기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특별히 ‘어떻게 연기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잭을 표현하지는 않았어요. 이미지만 가지고 연습했죠. 그래서 배우마다 대사가 달라요. 의도적으로 그런 대사를 만든 것은 아닌데 하다 보니 그런 뉘앙스? 의도를 가진 말들이 저절로 입 밖으로 나오더라고요. 공연할 때 그렇게 만들어진 대사를 사용하고 있어요. 연기의 방향성은 따로 두지 않았어요.”




 

YAM : 배우마다 다른 대사가 있다고 했는데, 김지철 잭만의 대사는 무엇인가요?

“잭이 줄리에게 뽀뽀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줄리가 뽀뽀를 피한 뒤 ‘잭 뭐해’라고 물어요. 그럼 잭은 ‘몰라’라고 답해요. 줄리가 이쪽으로 오라고 부르면 쑥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어서 ‘못갈 것 같아’라는 대사를 해요. 또 ‘난 혼자가 됐다’라는 대사도 그렇고.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라면서 우는 척하는데 그부분도 배우마다 표현이 달라요. 중간중간 그런 대사들이 많은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요. 상대 배우의 액션에 따라 대사가 다르게 나오니까요.”

YAM : 배우 김지철과 극중 인물이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저도 제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웃음) 관객이 보는 이미지와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같은지도 모르겠어요. 극중 사건이 생기면 그에 따라 생각이 변해요. 보통은 흐름에 맡기는 편이에요. 꼭 필요한 부분에서만 감정을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세부적인 부분까지 계산해서 하면 ‘리틀잭’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했을 때 관객은 이런 반응을 보이겠지? 라고 계산을 하면 정말 밋밋한 공연이 돼버려요.”

YAM : 그래서 그런지 애써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리틀잭’ 대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좋아서 ‘애드리브를 해야지’라는 생각은 덜 했어요.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문을 여는 순간 관객과 ‘밀당’을 하는데, 그 역시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던 거라 첫 공연 때 시도를 해봤어요. 오늘 공연에서는 또 다르게 해 볼 생각이에요. 순간순간 과하지 않는 선에서 여유가 있다면 조금씩 시도 해볼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공연하다가 흥이 차서 뭔가를 더할 수도 있을 거고요.(웃음)”




 

YAM : 잭은 무대에서 해야 할 게 많아요. 휘파람 불기, 기타 치기 등. 평소 실력은 어때요?

“휘파람은 평소에도 잘 불어요. 기타는 중학교 때 한 달 정도 배웠어요. 그때는 기타를 친다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무게 잡으려고 했었죠. 기타를 치려고 학원을 한 달 정도 다녔는데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군대 말년 때에요. 독학으로 핑거스타일을 배웠어요. 그게 다예요. 이번에 ‘리틀잭’ 연습을 하면서 조감독님이 알려주셔서 제대로 배웠어요.”

소년 소녀, 사랑을 노래하다


카메라를 손에 든 소녀는 순간을 영원으로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셔터 소리와 함께 무대 위 소년은 순간에서 영원으로 기억된다. 이렇듯 순간이었던 줄리는 잭의 노래로 영원이 된다. 잭은 자신의 노래로 줄리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사랑한다.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았던 ‘리틀잭’은 아련한 사랑의 아픔을 고스란히 녹아내며 관객의 눈시울을 적신다. 서랍 속 작은 상자에 고이 담아둔 기억을 꺼내 그 시절을 다시금 그리움으로 물들인다.

YAM : 잭이 줄리에게 첫눈에 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님은 첫눈에 반해 본 적 있나요? 저는 있어요. 극에서는 잭이 줄리에게 반한 이유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요. 김지철이라는 사람의 경험에 비춰 생각해 보면, 외형적인 부분이 1순위였지 않나 싶어요. 그다음이 목소리고요. 잭이 줄리를 처음 봤을 때 2초간 정적이 흐르는데 그 순간, 그러한 감정들이 눈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첫눈에 반한 분과 잘되지 않았지만요.(웃음)”




 

YAM : 배우 김지철의 첫사랑이 극중 인물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나요?

“배우가 자신의 첫사랑 경험을 작품에 어떤 식으로 녹여냈다고 말한다면, 그건 교과서적인 답변인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통한 체득이라 생각해요. 체득하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러한 감정이 녹아 나오잖아요. 저 역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이 있기에 그런 모습이 표현된 거죠. 사랑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아련하고 슬프고 행복하죠. 그래서 그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

YAM : 특별히 공감된 부분이 있었나요?

“일단 공감이 안 된 부분은 없었어요. 특히 줄리의 드라마 라인이 많이 공감됐어요. 내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데, 이 친구에게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다시 잭에게 온 거잖아요. 일기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영화 같은 이야기지만, 이해가 돼요. 그래서 더 울컥하는 것 같아요. 저라도 그럴 수 있겠다 싶어요.”

 

YAM : 줄리 아버지의 반대로 두 사람은 도망칠 계획을 세우잖아요. 실제 김지철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저는 줄리 아버지가 반대해도 어떻게든 따님을 달라고 했을 것 같아요. 물론 잭도 나름의 노력을 했어요. 줄리를 만나기 위해 미국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편지를 보냈잖아요. 줄리는 돈이 있는 집안의 딸이고, 자신의 돈이 없으니까 성공하면 돌아올 줄 알았던 거죠. 그래서 열심히 공연도 하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오해가 생겨서….”

YAM : ‘연인들을 잃더라도, 사랑은 잃지 않으리라’ 대사할 때 소리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13년 지기였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어요. 그때 그 친구에게 후회되는 말을 한 적 있어요. 그 장면에서 제가 생각한 그림은 그랬어요. 그 친구를 보낸 밤이었고, 밤하늘이 보이는 바다에 서 있었더라면 크게 소리치고 싶었을 것 같아요. 극중 줄리는 바람의 손을 잡고, 별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잖아요. 그래서 별을 향해 소리쳤어요. 연출과 상의 안 된 분분이었지만 공연 때 내질렀죠.”




 

YAM : ‘리틀잭’은 넘버가 좋기로 소문난 공연이잖아요.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정말요? 몰랐어요.(웃음) ‘YOU’라는 곡이 정말 좋은데 부르기가 너무 힘들어요. 본공연에서도 부르고 커튼콜에서도 불러요. 왜 두 번 부르게 한 건지.(웃음) 잭이 재기에 성공하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YOU’라는 노래 하나로 설명돼요. 그래서 좋아요. ‘그녀가 없었다면 전 이 무대에 없었을 거예요’. 이 곡 하나로 그 대사가 이해가 되는 거죠.”

YAM : ‘리틀잭’을 보러올 관객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저보다 작품 자체를 아껴주고 사랑해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리틀잭’을 좋아해 준 분들에게 최대한 따뜻하고 재미있는, 공연 예매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그런 공연으로 보답해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김지철의 여름


7월, 김지철의 행보는 바쁜 나날만큼 다양한 작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새로 오픈하는 공연 캐스팅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보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을 정도. 다작하면 배우로서 경험을 빨리 쌓을 수 있지만, 그만큼 이미지 소모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김지철은 확고한 신념으로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YAM : 최근 대학로의 신흥 소로 불릴 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어요.

“‘리틀잭’와 ‘광염소나타’는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열정 때문에 하게 됐어요. ‘위대한 캣츠비’는 한 번 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변정주 연출과 사랑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하게 됐죠.”

“예전에는 제 주관보다는 작품이 들어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경험 쌓기였죠. 그러다 보니 팬들도 바빠진 것 같고, 저도 여유가 없어진 것 같아요. 이후에 들어온 작품은 그래서 다 취소했어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관객에게 후회 없는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압감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감정으로 완벽한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YAM : 여러 작품에 참여하다 보면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은데, 걱정은 없나요?

“걱정은 없어요. 몇 달 전부터 이러한 스케줄이 나와 있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생각해 왔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이에요. 매일 공연이 바뀌는 상황이니까 저 역시도 늘 긴장하고 있어요. 절대로 다른 데로 새지 말자고 다짐하면서요.”

YAM : ‘배쓰맨’이라는 작품에도 출연한다고 하던데, 어떤 작품인가요?

“예전부터 좋아했던 정도영 안무가가 첫 연출을 맡은 작품이에요. 몇 년 전부터 함께하자는 부탁을 받았어요. 좋아하는 배우들과 함께하게 돼 기대돼요. 자세하게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 중 가장 다른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 제공 : HJ컬쳐

 

에디터 백초현 yamsta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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