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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YAM #1] ‘더맨인더홀’ 김영철,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물음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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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초연, 만들어가는 과정의 즐거움이 배우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이름. 오는 9월 개막을 앞둔 뮤지컬 ‘더맨인더홀’ 역시 창작 초연되는 작품으로, 베일에 싸인 채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공개된 내용은 ‘프로이트의 억압이론’, ‘맨홀’, ‘한 남자’, ‘늑대’ 뿐.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게 한다.

“한 남자가 맨홀 속에 갇히게 되면서 겪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고 ‘더맨인더홀’을 설명한 배우 김영철은 극중 하루 역을 맡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망상장애’라는 병으로 극중 인물을 소개했다. 그의 설명은 베일에 꽁꽁 싸인 작품의 윤곽을 조금이나마 선명하게 다듬었고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김영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진중한 자세로 연습에 임하고 있는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하루라는 인물은 망상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맨홀에 갇히게 되고 그간의 스트레스가 그 안에서 발현되죠. ‘더맨인더홀’이 창작 초연이다 보니 계속 수정 작업을 거치고 있어요. 그래서 섣불리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극중 인물이 망상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을 ‘팩트’로 삼아 극중 인물에 접근하려 해요. 연습하면서도 기존에 해왔던 작품과 달라 기대가 많이 돼요. 관객들도 어떻게 보실지 궁금합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칫 말 한마디로 스포일러가 될까 걱정이 앞선 김영철은 답을 할때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솔직하게 질문과 마주했고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더맨인더홀’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김영철은 그러한 우여곡절 끝에 함께하게 된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쏟아냈다.

“김찬호 배우의 제안으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를 하고 있었는데 부득이하게 공연이 일찍 막을 내리게 됐어요. 원래는 1월까지 공연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갑자기 시간이 생겼고 이러한 상황을 들은 지인들이 좋은 작품을 많이 소개해줬어요.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죠. 김찬호 배우의 제안으로 제작사와 여러 번의 미팅을 거쳤고, 그렇게 하루라는 역으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

김찬호와 김영철은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영철은 리딩부터 작품에 참여해 초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 사람은 이승엽 역을 맡아 무대에 올랐고, 많은 대화를 통해 극중 인물의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그때를 기억하고, 김찬호 배우가 저를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참여 계기를 밝힌 김영철은 잠시 옛 추억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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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닮은 하루, 운명적인 만남

김영철이 맡은 하루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하루의 감정 변화에 따라 다양한 변곡점을 찍는다. 하루는 늑대라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며 ‘더맨인더홀’의 메시지를 다듬어 나갈 예정이다. 이에 김영철은 뒤늦게 작품에 합류했지만 극중 인물과 만난 것을 ‘운명’이라 여기며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제가 하루 역을 맡게 된 것은 연출님이 생각하는 극중 인물의 이미지와 조금 더 잘 맞았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늑대 역을 맡기에는 센 이미지가 아니잖아요. 약간 선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제가 하루를 만난 것 같습니다. 하루 역을 맡은 임강성 배우도 그런 면이 참 많아요.”

이번 공연에서 하루 역은 김영철과 함께 임강성이 맡는다. 그는 선배이자 든든한 동료인 임강성에 대해 “때 묻지 않은 느낌”이라며 칭찬을 시작했다. 다양한 활동만큼 다사다난했던 지난날을 무색하게 만드는 임강성의 열정에 감탄하며 김영철은 “연기할 때만큼은 굉장히 선하고 투명하다. 일상적인 부분에서도 귀감이 많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영철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영화를 참고했다. 영화 속 사이코패스에서 영감을 얻어 그들이 어떻게 ‘망상장애’를 표현하는지에 집중하며 공부에 전념했다. 영화 ‘파이트클럽’(1999)이 그중 제일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개인적으로 배우 브래드 피트를 좋아한다고 밝혔지만 그는 이 영화에서만큼은 브래드 피트가 아닌 에드워드 노트의 호흡을 놓치지 않고 따라간 이유를 들려줬다.

“영화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배우의 연기가 어떠한 사건 없이 나도 모르게 바뀌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했어요. 단지 눈을 떠보니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거죠. 기억을 못 하는 것뿐이에요. 영화를 보고 많이 배웠어요.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이게 망상장애구나’를 단번에 인식시켜주는 호흡을 보여줄지 고민 중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연기를 잘해야겠죠. 판타지 속에서 최대한 진실 되려고 해요.”

판타지. 그것만으로도 작품은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김영철은 하루와 자신이 닮았다며 판타지 스릴러에 현실을 덧입혔다. 그는 “제게도 늘 다른 자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김영철은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를 언급하며 “선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나쁜 생각을 할 수 있다. 단지 자신의 이념과 고집으로 나쁜 행동을 안 하려 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친구와 있을 때의 모습과 가족과 있을 때의 모습이 다르듯, 우리는 저마다 다른 ‘나’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게 말의 요지였다. 그런 의미로 하루는 김영철과 닮았고, 동시에 모두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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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초연, 그 험난한 과정을 함께하며

김영철은 유독 창작 뮤지컬과 인연이 깊다. 뮤지컬 ‘영웅’으로 데뷔한 그는 3년을 ‘영웅’ 무대에 올랐다. 이후 리딩 공연으로 대학로에 입성했고, 그곳에서 참여한 대부분의 공연이 창작 뮤지컬이었다. 이러한 경험이 그를 겸손한 배우로, 여유를 아는 배우로 이끌었다. “별로 급하지 않다”고 작품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를 불식시킨 김영철은 창작 초연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창작 초연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돼요. 작품에 그러한 마음이 잘 반영돼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지금 ‘더맨인더홀’에 필요한 것은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통해 할 수 있는 이야기, 보여줄 수 있는 그림에 대해 충분히 상의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 같아요. 물론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요. 다들 선수들이니까요. 단지 지금은 대화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공유를 많이 해야 하는 시기잖아요. 또 판타지 스릴러라는 장르에 맞는 분위기가 나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필요도 있어요. 조명과 무대가 도와주겠지만 배우들은 연기를 통해 드라마도 탄탄하게 구축해야겠죠.”

배우들의 노력은 작품에 빛을 더하고 있다. 김영철은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느끼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우들 모두가 한 방향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숙제”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도는 예상치 못한 거부감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때로는 거부감이 작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색안경’이 되기도 한다. 김영철 역시 이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작품을 향한 그의 진심은 장르의 다양성에 마음을 열게 했다.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한 남자의 비극적인 운명, 그것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길 바랍니다. 공연을 볼 때는 ‘비열하다’, ‘불쌍하다’ 하다가도 집에 갈 때는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까’, ‘나도 하루와 같을까’ 등의 물음표를 던질 수 있길 희망해요. ‘더맨인더홀’을 보고 나면 굉장히 찜찜할 거예요. 극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가긴 어려울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그렇지만 물음표 하나로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YAM #2] ‘더맨인더홀’ 김영철 “양심에 따라, 죽을 때까지 배우하고 싶다”

 

 

에디터 백초현 poolcho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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